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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se, re-pose.

춘희 | 200mm * 300mm |디지털 일러스트

타로 카드의 메이저 아르카나는 

0번인 바보 카드에서 시작해

22번, 세계 카드로 나아간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의 바보는 

한장의 카드를 넘길 때마다

하나의 성장을 하며

자신의 인생을 한걸음씩 완성해 나간다.

          

당신은 22장의 카드 중 어디쯤에 도달했는가?

우리는 각자의 세계를 완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과 속도로 달려간다.

 

아마도 출발선의 설렘은 희미해진 지 오래.

이제 이 여정을 만만하게 봐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알아차렸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목적지로 향하는 발걸음은 즐겁지만은 않다.

 

나의 길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슬럼프란 필연적이다.

 

고된 행군 속에서 발이 아파 

멈출 수밖에 없는 좌절이 찾아오기도,

가야할 길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려

한 발을 떼는 것조차 두려워질 것이다.

 

누군가는 예감했고 

누군가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정지선 앞에서

자신만이 뒤처지는 듯한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멈춤은 의미 없는 공백이 아닌, 

다음 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꼭 필요한 휴식의 순간이다.

 

지금 다가온 지루하고도 나른한 시간은 

앞만 보고 달려온 여정에 대한 보상이자 

앞으로 달려갈 시간을 위한 정비과정으로써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잠시 멈추어 투쟁의 삶 속에서 

놓쳐왔던 것들을 떠올려보라.

미처 읽지 못한 책들과 포근한 낮잠, 

엉킨 실타래 같은 문제를 옆으로 치워놓을 여유,

먼지 묻은 감정을 털어낼 상쾌한 대화들은 

당신에게 다시 달려갈 힘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휴식의 끝에

자신도 모르는 새 성장한 당신은 

마법처럼 돌파구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당신이 가는 길이 어떠한 길이건 그 끝은 

빛나는 태양과도 같은 유일한 삶이다.

 

그러니 당신의 다음 여정을 위해 

운동화 끈을 다시 동여매고, 

타고 온 것들을 정비하자.

 

울고 웃는 그 순간들이 쌓여 

지금의 당신이 되었음을 잊지 말라.

우리는 각자의 빛으로 빛남을 기억하길 바란다.

 

항상 당신을 응원하는 작가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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